한덕수, 광주 5·18 묘지 방문…반대 집회로 참배는 못 해
진입 막히자 "같이 뭉쳐야 한다, 나도 호남 사람" 호소

집회 참여자 휘두른 피켓에 머리 맞기도

오세훈 시장과 쪽방촌 방문·현충원 참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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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묘역 참배길 막힌 한덕수 전 총리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2일 오후 광주 북구 국립5ㆍ18민주묘지를 찾은 한덕수 전 총리가 광주비상행동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에게 가로막혀 있다. 2025.5.2 iso64@yna.co.kr

홍국기 박형빈 기자 = 한덕수 무소속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는 2일 광주 5·18 민주묘지를 방문했으나 반대 집회로 참배하지는 못했다.

한 후보는 이날 오후 5시 40분께 5·18 민주묘지 앞에 도착해 묘지에 입장하려고 했으나 묘지 입구인 '민주의 문' 앞에서 한 후보의 참배를 반대하는 집회·시위 인파에 가로막혔다.

한 후보가 입장을 시도하자 집회 한 참여자가 들고 있던 피켓으로 한 후보의 머리를 내리쳐 경호원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한 후보는 큰 상처는 입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후보는 "나도 호남 사람입니다"라며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아껴야 합니다. 같이 뭉쳐야 합니다, 여러분"이라고 여러 차례 외쳤다.

약 20분간 대치 상태가 계속되자 한 후보는 결국 묘지로 입장하지 못한 채 입구에서 묵념하고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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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묘역 참배길 막힌 한덕수 전 총리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광주 북구 국립5ㆍ18민주묘지를 참배하려다 광주비상행동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에게 가로막혀 있다. 2025.5.2 iso64@yna.co.kr

전북 전주 출신인 한 후보는 대선 출마 선언 당일 광주를 방문함으로써 사회 통합의 의미를 부각하는 동시에, 호남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한다는 계획이었다.

한 후보는 이날 광주로 출발하기 전에 기자들과 만나 "5·18은 국민 통합에 의미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광주 방문에 앞서는 서울 종로구 돈의동에 있는 쪽방촌을 방문하고 기자들과 만나 "복지정책의 기본은 어려운 분들에게 지원해주되, 지원받은 분들이 그것을 어떻게 쓸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해 자기의 선호·선택에 따라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동행했다. 흰 점퍼 차림으로 쪽방촌 현장을 찾은 한 후보는 미리 와서 기다리던 오 시장과 반갑게 포옹했다.

한 후보는 "서울시가 개발한 많은 복지정책을 저희 정책으로 검토하고, 좋은 것들을 과감하게 채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후보는 오 시장과 인근 식당에서 순댓국으로 점심을 함께했다.

한 후보는 오 시장에게 "우리가 공약을 만드는데, 시장님께서 내세웠던 '약자와의 동행'과 같은 대책을 대폭 포함해도 되겠나"라고 물었다.

이에 오 시장은 "물론이다. 제가 대선에 출마는 못 하지만, 준비한 정책은 출마시키겠다"면서 "선점하는 게 임자"라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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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전 총리-오세훈 시장 오찬 간담회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2일 서울 종로구의 식당에서 오찬 간담회를 갖고 있다. 2025.5.2 [공동취재] yatoya@yna.co.kr

한 후보는 쪽방촌 방문에 앞서 대선 출마 선언 직후에는 비공개로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김영삼·박정희·김대중·이승만 대통령 묘역을 차례대로 참배했다.

이어 현충탑 참배를 마치고는 방명록에 '우리나라가 갈등과 혼란을 딛고 앞으로, 오직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제21대 대한민국 대통령선거 예비후보 한덕수'라고 썼다.

한 후보는 이날 오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리인을 통해 무소속으로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redflag@yna.co.kr

(기사발신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