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후보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최근 강연 및 공식 일정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과 기독교의 역사적 역할을 강조하며, 대한민국 건국과 발전에 대한 보수적 역사관을 재차 드러냈다. 특히 그는 대한민국이 공산화되지 않고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남을 수 있었던 주요 배경으로 이승만과 기독교의 영향력을 지목, 그간 극우 개신교계에서 주장해온 건국절 제정과 유사한 시각을 공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후보는 지난 5월 19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와의 교육정책 협약식에서, “공산 대륙의 끄트머리에서 자유의 대한민국을 세우게 된 것은 바로 이승만 대통령과 기독교의 영향이 가장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독교 학교와 선교사들의 헌신이 대한민국을 밝히는 기적의 빛이 되었다”고 발언했으며, “대통령 후보로 나선 것도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하며 감정이 복받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김 후보는 학부모의 교육 선택권 보장, 종교계 사립학교의 특수성 존중 등을 골자로 한 교육 정책 협약도 체결했다. 그는 “젊은이들이 신앙 속에서 올바른 삶의 과정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기독교 중심 교육에 대한 신념을 밝혔다.

김문수 후보는 과거에도 8월 15일을 광복절이 아닌 건국절로 기념해야 한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그는 2018년 보수 개신교 강연에서 “1919년은 일제 식민지 시대인데 무슨 나라가 있느냐”며,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일로 보는 뉴라이트 계열의 역사관을 옹호한 바 있다. 이 같은 시각은 대한민국 헌법 및 주류 역사학계가 인정하는 1919년 건국론과는 상충된다. 제헌 헌법 역시 ‘3·1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립하였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김 후보는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 “하나님의 통찰력을 입은 지도자”라고 평가하고, 세종대왕·이순신 장군과 더불어 광화문 광장에 이승만과 박정희 대통령 동상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김 후보는 같은 날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 간담회에서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가능성을 언급하며 “과거 반미주의자였으나 이제는 미국을 진정한 친구로 본다”고 말했다. 또한, 노동계가 우려하고 있는 중대재해처벌법 폐지에 대해서도 “내가 더 잘 안다”고 언급, 경제·노동 정책 면에서도 강경 보수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후보의 일련의 발언이 보수 및 극우 종교세력의 결집을 겨냥한 행보로 해석되며, 대선이 중반에 접어든 시점에서 후보가 종교적 신념과 역사 인식을 공개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