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연동 송용리 마애여래입상
불기 2569년(2025) 8월 24일, 순례자는 세종세종특별자치시 연동면 송용리의 한 구릉에 우뚝 선 마애여래 입장을 찾아 나섰다. 일행은 불교일보 기자단 3인이었다. 네비게이션을 따라 나섰으니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연동 송용리 마애여래입상'이라는 도로변 안내판을 보고도 쉽게 찾을 수 없었다. 마을로 들어가갔으나 마애여래는 보이지 않았다.
골목길 옆 주차장에서 차를 돌려놓고, 옆에 서 있는 트럭에 앉아 있는 분에게 길을 물었다. 그때 옆에 앉아 있는 노인이 "미륵불 찾아오는 사람이구먼!" 혼잣말처림 말하였다.
잠시후 순례단은 ‘연동 송용리 마애여래입상’ 앞에 나란이 예배를 드린다. 고려 중기에 조성된 불상으로, 오늘날 세종시 문화재자료 제4호로 지정되어 있다. 자연 속에 자리한 이 불상은 오랜 세월 풍화와 파손을 겪었으나 여전히 장중한 기운을 뿜어내며 순례자의 발길을 머물게 한다.
세종 연동 송용리 마애여래입상
세종 연동 송용리 마애여래입상
배 모양 광배와 아미타여래의 손모양
불상은 화강암을 다듬어 조각되었으며, 몸 전체를 감싸는 배 모양의 광배가 특징이다. 현재 머리 부분과 상부가 파손되었으나 육계의 흔적과 희미한 눈·코·입 윤곽이 남아 있어 불상의 원형을 짐작하게 한다. 두 손은 가슴 앞에 모아 손바닥을 안쪽으로 향하고 있어, 이 불상이 아미타여래임을 알려준다. 아미타여래는 무한한 수명과 광명으로 중생을 극락으로 인도하는 부처로, 고려 불교 신앙의 핵심이기도 하다. 순례자의 미리에는 조금 전 골목길 주차장에서 만났던 노인이 목소리가 자맥질한다.
"미륵불 찾아오는 사람이구먼!"
불상 양식은 아미타여래이겠으나 주민들에게는 미륵불로 신앙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세종 연동 송용리 마애여래입상 후면
전설이 깃든 파손의 흔적
불상의 왼쪽 윗부분이 떨어져 나간 이유를 두고 흥미로운 전설이 전한다. 큰 뱀이 불상 위에 올라앉자 맑은 하늘에서 벼락이 내려 뱀을 죽이면서 함께 파손되었다는 것이다. 자연 현상과 신앙이 맞물린 전설은, 불상이 단순한 조각을 넘어 마을 사람들의 믿음과 세계관 속에 살아 있었음을 보여준다.
조성 배경과 마을의 기억
이 불상은 원래 내판 지역에 방치되었던 것을 1940년대 마을 사람들이 옮겨 지금의 위치에 세웠다. 당시 주민들은 불상을 다시 세우며 치성을 드리고, 마을의 수호와 번영을 기원했다. 불상 주변에는 미호천과 금강으로 이어지는 물길이 있어 예전에는 포구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항해 안전을 비는 신앙적 배경이 있었을 것이라 짐작된다.
세종 연동 송용리 마애여래입상 측면
순례의 발걸음
불상 앞에 서면, 땅에 묻혀 보이지 않는 무릎 아래의 형상과 세월에 닳은 광배가 오래된 역사와 수행의 무게를 전한다. 마애여래입상은 조각 수법이 정교하지는 않지만 육중하고 안정된 기운을 품고 있다. 이는 고려 불상의 특징이자 당시 신앙의 진실성을 잘 드러낸다.
오늘날 송용리 마애여래입상은 세종의 문화재로 보존되며, 불자와 방문객에게 고요한 성찰의 시간을 선사한다. 기차 소리와 함께 흐르는 들녘 풍경 속에서, 천 년의 불심은 여전히 돌 속에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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