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이달 들어 대북 방송 중단"…대북 화해 제스처 분석
민간 대북방송 활동가들 "인민의 소리·희망의 메아리 등 송출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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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보위 출석한 이종석 국정원장 (서울=연합뉴스)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2025.6.26 [국회사진기자단] utzza@yna.co.kr

(기사발신지=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국가정보원이 지난 수십년간 운영해 온 대북 방송이 이달 들어 모두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민간 대북 라디오 방송 국민통일방송의 이광백 대표는 2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국정원의 대북 라디오 방송 채널들이 이달 들어 잇따라 송출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김승철 북한개혁방송 대표도 "1980년대부터 방송한 인민의소리, 더 오래된 희망의메아리 등 국정원의 대북 라디오들이 송출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국정원의 대북 TV 방송도 최근 송출이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대북 라디오·TV의 송출을 중단했는지 묻자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정권마다 편차가 있긴 했지만 대체로 한국 사회의 장점을 부각하고 북한 정권의 부정적인 내용을 담았던 국정원의 대북 라디오·TV 송출 중단은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대북 화해 제스처의 일환인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정부는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을 말리고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한 바 있다.

그러나 민간 대북 라디오 방송 활동가들 사이에선 비판적 시각도 나왔다.

이 대표는 "국정원 대북 방송의 내용은 정권에 따라 심하게 달라졌지만 중단된 기억은 없다"며 "평화와 공존에 대한 내용을 방송하면 되는데 왜 북한 주민에 대한 정보 제공 자체를 중단하느냐"고 지적했다.

한편 이재명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기후변화 대응, 인도 협력, 체육·문화·종교 교류 등 북한이 호응할 만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2022년 대선 공약에도 담겼던 개별 북한관광도 그 중 하나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 개별관광은 원산 등 관광지를 개발해 외국인 유치에 열을 올리는 북한이 관심을 가질만한 사항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에도 저촉되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과 '적대적 2국가' 관계라며 선을 긋고 있는 북한이 호응할 가능성이 희박하고, 북한에 현금이 들어가는 사안이라 미국과 협의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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