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호 세종시장


[최민호의 월요이야기 제111호(2025.9.1.)]

한글의 도시, 비엔날레를 품다

‘K팝 데몬헌터스’라는 영화를 보셨나요? 8월 27일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에 따르면 ‘케이팝 데몬 헌터스’라는 미국 애니메이션의 누적 시청자수가 2억 3천 600만 명으로, 영화 부문 역대 최고 1위에 올랐다고 합니다. 이 영화의 주제가인 골든(golden)과 유어 아이돌(your idol)은 미국 스포티파이 데일리 송 차트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며 1위의 차트 경쟁을 벌이는 현상까지 낳고 있습니다. 두 곡 다 K-POP임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는 K-POP곡 중 역대 최고의 성적으로, 방탄소년단이나 BLACKPINK 등의 최정상 K-POP 아이돌도 달성하지 못했던 기록이라 합니다. 미국의 미네소타주에 있는 한국어 캠프인 콘코디아(숲속의 호수)는 120명 정원에 대기자가 너무 많아서 기다리고 있다는데, 고등학교 학점 취득용 4주 프로그램 등록비가 무려 5,710달러(약 790만원)라고 합니다. 정말 믿기지 않는 놀라운 한류문화 열풍입니다. 이런 세계적인 한류문화는 결국 세종대왕이 창제하신 한글 덕분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세종시는 대한민국 유일의 ‘한글문화도시’입니다. 한글문화도시 세종에서 9월 1일부터 10월 12일까지 ‘2025 한글 국제 프레 비엔날레’가 열립니다. 프레 비엔날레는 2027년 개최되는 ‘제1회 국제 한글비엔날레’에 앞서 꾸며지는 전시행사입니다. ‘그리는 말, 이어진 삶’ 이것이 주제입니다. 영어로는 ‘drawn words, wooven lives’로 표기하는데 ‘말을 그린다(draw)’는 표현이나, ‘이어지다’를 영어로 ‘직조하다’라는 뜻의 wooven이라고 표현한 것은 예사롭지 않은 내공의 깊이를 느끼게 합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이어지는 한글 창제의 의미를 예술로 디자인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글 조형예술로 유명한 빠키 등 대한민국 작가 30명과 세계적인 드로잉 아티스트 미스터 두들(Mr Doodle), 라 레콘키스타 등 영국, 싱가포르, 우루과이 예술가를 포함한 총 39명이 참여하며, 작가들은 각자의 시선으로 한글을 해석하고 다채로운 작품으로 표현할 예정입니다. 전시는 조치원읍에 위치한 6개 공간에서 열립니다. 학사동(한글의 생성), 산일제사(한글의 순간), 조치원1927(한글의 상생, 미래, 변화), 북세종상생지원문화센터(한글의 도전)에 설치된 회화,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통해 우리는 한글의 새로운 예술적 가능성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전시장 중 한 곳인 산일제사는 과거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던 제사(비단) 공장이었습니다. 세종시 등록문화재 1호로 지정된 이 공간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해 온 모습은 공교롭게도, 사람을 위한 글자인 한글이 시대를 넘어 이어져 온 과정과 닮아 있습니다. 한글을 주제로 한 예술은 우리를 연결하고,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며, 때로는 도전하게 만듭니다. 한글 국제 프레 비엔날레는 시민들에게 깊은 교감과 성찰의 시간, 그리고 잊지 못할 문화적 경험을 선사할 것입니다. 이번 프레 비엔날레를 통해 한글문화도시 세종시의 가치를 확산하고, 한글 기반의 도시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고자 합니다. 우리 세종시는 한글이 일상에서 살아 숨 쉬며, 세계 속 브랜드로 확장되는 진정한 한글문화의 중심지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 세종특별자치시장 최민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