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눌 이야기- 다시보기


깜박 잊은 우리말, 우리 역사


흐지부지/
휘지비지(諱之秘之)’가 변한 말이다.
‘휘(諱)’는 ‘꺼릴 휘’, ‘비(秘)’는 ‘숨길 비’라 훈독한다.
‘之’는 앞 글자의 동사 역할을 하도록 돕는 작용을 한다.

휘지비지는 ‘꺼리고 또 숨긴다’는 뜻이며,
발음이 와전되어 ‘흐지부지’가 되었다.
고유어처럼 보이지만 한자어에서 유래했다.

1920년 조선총독부에서 간행한 『조선어사전』에는
'기탄(忌憚)하여 비밀히 하는 것' 즉 '꺼려서 비밀히 하는 것'이라 했다.
이것을 줄여서 '휘비(諱秘)'라고 한다는 설명도 나온다.

고대에서 조선조까지 諱는 철저히 지켜졌다.
왕이나 선대의 이름자는 諱秘의 대상이었다.
특히 왕의 이름자는 함부로 쓸 수 없었다.
이를 어겼을 때는 형벌을 면치 못했다.

한문수/ 역사칼럼니스트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