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귀' 고현정 "엄마이자 연쇄살인마, 상상하기 힘든 캐릭터"
SBS 새 금토드라마…"건강 문제로 촬영 못 하기도, 배우들 배려해줘"
변영주 감독 "고현정은 내 최고의 선택…'엄마의 바다' 때부터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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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즈 취하는 고현정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배우 고현정이 4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드라마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9.4 ryousanta@yna.co.kr
(기사발신지=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엄마와 연쇄살인마는 양립하기도 어렵고, 진짜 상상하기도 힘든 캐릭터잖아요. 이 연쇄살인범이 '얼마나 잔인하게 죽였느냐'보다는, '왜 살인하게 됐을까'를 지켜봐 주면 좋겠어요."(고현정)
SBS 새 금토드라마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이하 사마귀)에서 배우 고현정은 아들을 사랑하는 엄마이자 5명의 목숨을 앗아간 살인마라는 복합적인 캐릭터를 연기했다.
그가 맡은 정이신(고현정 분)은 아동과 여성에게 폭력을 가한 사람들을 같은 방식의 폭력으로 살해하는 연쇄살인범으로, 23년 전에 이미 경찰에 붙잡혔다. 장기 복역 중이던 정이신은 자기 범죄를 모방한 새로운 살인이 일어나자 수사에 도움을 주겠다고 나선다.
고현정은 2023년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에서도 어린 딸을 둔 살인범 김모미의 중년 시절을 연기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마스크걸'로 (새로운 이미지에) 물꼬를 튼 셈이었는데, 한 인물을 3명이 나눠 연기해 분량이 많지 않았다"며 "이번에 '사마귀' 대본을 받았는데 변영주 감독님이 연출한다고 해서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고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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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 하는 변영주 연출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변영주 연출이 4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드라마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9.4 ryousanta@yna.co.kr
연쇄살인마가 주인공이지만, 살인을 미화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연출을 맡은 변영주 감독은 "범죄자인 주인공을 뭔가 잘 보이게 하려는 순간 보는 분들이 역겹게 느낄 것"이라며 "영화 '화차' 때처럼 우리가 그녀를 지지하는 게 아니고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고, 시청자가 판단하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 드라마에서 시청자의 지지를 받아야 하는 캐릭터는 차수열(장동윤)"이라며 "누가 한 줄로 이 드라마를 소개해달라고 하면 '엄마 때문에 아들이 고통받는 이야기'라고 한다"고 웃음 지었다.
변 감독은 "대본을 읽자마자 고현정이 맡아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제가 드라마광인데 '엄마의 바다'(1993년), '작별'(1994년) 시절부터 고현정이라는 배우를 사랑했다. 고현정에게 이 작품을 제안한 것이 제가 작년에 한 최고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장동윤은 "엄마 때문에 고통받는 형사 역할이며 엄마에 대한 복합적인 감정이 있는 인물"이라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모자관계가 중심에 놓인 만큼 고현정과 장동윤이 호흡을 맞출 일이 많았다. 장동윤은 "놀랄 정도로 고현정 선배가 정이신을 잘 표현해서 소름 돋은 적이 몇 번 있다"고 기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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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 제작발표회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배우 이엘(왼쪽부터), 장동윤, 변영주 연출, 고현정, 조성하가 4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드라마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9.4 ryousanta@yna.co.kr
고현정의 건강 문제로 중간에 촬영이 어려웠던 순간도 있었다. 그는 지난해 말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로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나미브' 제작발표회에 불참했고, 큰 수술까지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고현정은 "건강이 안 좋았던 것은 사실이고 중간에 촬영을 못 하다가 복귀하기도 했다"며 "배우들이 다 멋진 분들이라 많이 배려하고 도와줬다"고 말했다.
이번 드라마는 고현정이 7년 만에 출연하는 SBS 드라마이기도 하다.
그는 2018년 SBS 수목드라마 '리턴'에 출연했지만, 제작진과의 의견 차이로 중도 하차했다.
SBS에 돌아온 소감을 묻자 그는 "그 일이 있었죠"라고 하차 사건을 에둘러 언급한 뒤 "SBS는 그전에도 다른 작품을 하면서 많은 추억이 있는 곳이다. 오랜만에 '사마귀'라는 작품으로 인사를 드릴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연쇄살인이라는 자극적인 소재를 꺼내 들었고,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장르적 특성이 강하지만 요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처럼 수위가 높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변 감독은 "너무 무섭고 잔혹한 장면이 나올까 걱정하는 분들이 있는데, 방송심의위원회의 심의 규칙을 철저하게 준수했다"며 "15세 이상은 누구나 볼 수 있고 여러 가지를 생각할 수 있는 드라마로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사마귀'는 5일 오후 9시 50분 첫 방송 된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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