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구금 사태' 한목소리 질타…책임소재 두고는 공방
외교장관 상대 현안질의…野 "李대통령 뭐했나", 與 "尹정부 때 문제" 논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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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마시는 조현 외교부 장관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이 8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 출석해 미 조지아 한국업체에 대한 미국 이민 단속 당국의 불법체류·고용 단속과 관련한 의원 질문에 답하다 물을 마시고 있다. 2025.9.8 hkmpooh@yna.co.kr
(기사발신지=연합뉴스) 노선웅 조다운 기자 =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8일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한국인 구금 사태와 관련해 외교부 등 관계부처를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국회 외통위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미국에서 일하던 한국인 근로자 300여명의 구금 사태와 관련해 조현 외교부 장관 등을 상대로 긴급 현안질의를 진행했다.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미국에 투자하는 우리 기업에 대해 군사 작전하듯이 수백 명의 한국인을 이런 식으로 구금한다면 앞으로 미국에 제대로 투자할 수 있겠나"라며 "정부와 외교부에서 모든 라인을 동원해 미국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같은 당 윤후덕 의원도 "심히 유감스럽다"며 "투자하라고 협상하고, 뒤통수를 맞은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외교부 장관께서 오늘 미국에 가신다고 하지만 목요일 저녁이라도 대통령께 공군 1호기라도 요청해서 빨리 가셨어야 했다"며 "지난 금·토·일 외교부 장관 일정을 보니 중요한 일정은 없었다. 우리 국민 300명이 하루빨리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조치가 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번 사태의 책임 소재를 두고는 논쟁을 벌였다.
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최근 이스타(ESTA·전자여행허가) 발급 후 미국 입국거부 사례 건수가 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미국 관련 경제안보 이슈에 대응하고자 외교부 안에 별도 센터가 만들어졌는데 대미 투자가 늘어나는 시점에서 뭘 어떻게 해왔는가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은 국민의힘을 향해 "선택적 기억상실증 걸린 분들에게 과거를 말씀드리겠다. 미국에서 단 하나 받아내지 못하고 인플레이션감축법(IRA법)에서 7천500달러씩 전기차 보조금 나오는 것도 못 받고 아메리칸 파이만 열창한 결과가 이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에 이번 사태의 책임을 돌렸다.
김기현 의원은 "있을 수 없는 최악의 외교 참사"라며 "대통령의 메시지는 대통령이 직접 하지도 않았다. 대통령이 주재한 회의가 있었는지조차도 모르겠다. 대통령이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조지아 구금 사태와 관련해 관계부처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은 "주말 사이 미국의 무장 요원들이 우리 국민을 쇠사슬에 묶어서 끌고 가는 모습이 방영됐다. 국민이 충격과 분노에 빠졌다"며 산자부 등 관계부처가 사전에 대응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전임 정부에서 이뤄진 미 웨스팅하우스와의 '원전수출 불공정 합의'를 현안으로 거론하면서 맞불을 놨다. 이에 국민의힘 소속인 이철규 산자위원장이 여당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면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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