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김희갑과 '재즈 전설' 박성연…음악 다큐영화 잇단 개봉
국민 애창곡 3천곡의 주인공…김희갑 다큐멘터리 '바람이 전하는 말'
한국 최초의 여성 재즈가수 박성연 조명한 '디바 야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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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바람이 전하는 말' 포스터 [판씨네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킬리만자로의 표범'(조용필), '알고 싶어요'(이선희), '열정'(혜은이), '눈동자'(장사익)….
국민 애창곡으로 불리는 이 노래들은 모두 대중가요 3천여 곡을 만든 작곡가 김희갑의 손에서 나왔다.
배급사 판씨네마는 김희갑을 조명한 음악 다큐멘터리 '바람이 전하는 말'을 다음 달 개봉한다고 5일 밝혔다.
조용필의 노래 제목이기도 한 '바람이 전하는 말'은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수많은 히트곡을 발표해 온 김희갑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가족 영화사 '욱희씨네'의 허욱 감독과 양희 작가 부부가 10여년간 공동으로 제작하고 연출했다.
조용필과 양희은, 장사익, 혜은이, 김국환 등 김희갑의 노래로 가수 인생의 전성기를 보낸 이들과 임진모 음악평론가, 김문정 음악감독, 지명길 작사가 등 음악계 인사들이 출연해 김희갑과의 인연을 돌아본다. 김희갑의 아내이자 오랜 콤비인 국민 작사가 양인자의 인터뷰도 담겼다.
영화에 수록된 명곡 리스트도 눈길을 끈다.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 '그 겨울의 찻집'부터 박인수와 이동원의 '향수', 양희은 '하얀 목련', 이선희 '알고 싶어요', 최진희 '사랑의 미로', 김국환 '타타타' 등 김희갑의 손에서 탄생한 명곡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김희갑이 직접 자신의 60년 음악 인생을 돌아보고, 기타 연주도 들려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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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영화 '디바 야누스' 포스터 [디스테이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 재즈 보컬의 전설' 박성연(1955∼2020)과 재즈 아티스트들을 위한 무대인 '클럽 야누스'의 역사를 조명하는 음악 다큐멘터리 '디바 야누스'도 오는 22일 개봉한다.
재즈 보컬 웅산이 박성연의 모습을 회상하는 장면으로 시작해 박성연과 함께 무대에 섰던 동료, 후배들의 인터뷰가 이어진다.
야누스는 1978년 박성연이 문을 연 재즈 클럽으로 '한국 재즈의 산실' 역할을 했다. 박성연은 지난 2015년 건강 악화로 야누스 운영에서 손을 뗄 때까지 운영 자금을 마련하고자 소장하던 LP까지 처분하며 이 공간을 지켰다.
재즈 피아니스트 임인건은 영화에서 박성연과 야누스에 대해 "박성연이라는 사람이 곧 야누스이고, 야누스가 곧 박성연 선생님"이라고 표현했다.
재즈 평론가 황덕호는 "야누스가 없었다면 재즈가 단지 외국 음악을 직수입해 듣는 수준에 머물렀을지도 모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영화 막바지에는 클럽 야누스 40주년 기념 공연에서 박성연이 무대에 올라 노래하는 장면이 담겨, 다시 볼 수 없는 그의 무대를 스크린을 통해 돌아본다.
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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