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中企 51% 인력난…한경협 "수도권 베이비부머 취업이 해법"
제조업 중심 인력 부족…기업·도시·중장년 '3자 연합' 상생모델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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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 일자리 박람회에 몰린 구직자 [연합뉴스 자료사진]

(기사발신지=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수도권 베이비붐 세대(1955∼1974년생 약 800만명)의 지역 중소기업 취업을 통해 베이비부머 노후 보장, 지역 인력난 해소, 지역경제 활성화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자는 아이디어가 국내 싱크탱크에서 나왔다.

제조업을 중심으로 지역 중소기업 과반이 인력난을 겪는 가운데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둔 수도권 베이비붐 세대가 비수도권으로 이주해 중소기업에 재취업하도록 돕자는 것이다. 이를 통해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 등 수도권 집중에 따른 부작용, 은퇴 베이비붐 세대의 노후 불안, 지역 중소기업 인력난 등 한국 사회가 직면한 복합 문제를 해소하자는 구상이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23일 베이비부머-지역 중소도시-지역 중소기업 '3자 연합' 모델을 토대로 한 '베이비부머 지역경제 붐업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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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협 '3자 연합' 모델 [한경협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프로젝트의 첫 단계로는 지역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인력난 현황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경협이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수도권과 제주권을 제외한 지역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500개사 응답)에 따르면 지역 중소기업 257곳(51.4%)이 현재 인력난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제조업은 인력난을 겪는 기업의 비율이 60.8%로 높았다.

인력이 부족한 직종은 기술·생산(35.3%), 서비스(27.7%), 사무·관리(12.1%), 연구개발(10.0%)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 중소기업들은 인력난의 주요 원인으로 '낮은 급여 및 복리후생'(32.9%)을 지목했다. 이어 회사의 업종 및 직종 특성(16.6%), 지역 인구 감소 및 인재 유출(12.4%), 구직자의 수도권 및 대도시 선호 경향(11.1%)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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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중소기업의 중장년 채용 의향과 중장년 직원 강점 [한경협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응답 기업의 과반(52.2%)은 50대 이상 중장년을 채용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인력난을 겪는 기업은 그 비율이 60.7%로 중장년 채용 의지가 높았다.

기업이 인식하는 '중장년 직원의 강점'으로는 풍부한 업무 경험 및 전문성(31.0%), 높은 책임감 및 성실성(29.9%), 장기근속 및 낮은 이직률(18.2%), 원만한 대인관계 능력(6.2%) 등이 꼽혔다.

중장년 채용 시 지급할 수 있는 최대 월급 수준(풀타임 근무 기준)은 평균 264만원으로 나타났다.

한경협이 제안하는 3자 연합 모델에 대해 지역 중소기업들은 45.8%가 인력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보통이다는 43.2%, 그렇지 않다는 11%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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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자 연합 모델의 기대 효과 [한경협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기업들은 3자 연합 모델의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제로 귀촌 중장년 채용 시 기업 인센티브 지급(23.5%)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임대주택 등 안정적 주거시설 제공(21.0%), 맞춤형 직무교육 및 재취업 프로그램 제공(13.8%) 등 순이었다.

한경협은 향후 수도권 베이비부머를 대상으로 지역 중소기업 취업 의향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고 정부에 종합 정책 건의를 전달할 예정이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지역 인구 감소로 중소기업들이 인력난을 겪으며 경영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수도권 베이비붐 세대의 고향을 중심으로 한 귀촌과 지역 내 재취업을 유도한다면 지역 중소기업 인력난 완화와 지역경제 및 내수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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