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태극기 인사' 등 다카이치 외교 조명…"밝은 표정·친밀감"
"의상도 화제" 평가…다카이치, 향후 국내 현안 몰두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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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에 예를 표하는 일본 총리 (경주=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30일 경북 경주 APEC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의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념촬영 후 자리로 향하기 전 태극기에 예를 표하고 있다. 2025.10.30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superdoo82@yna.co.kr
(기사발신지=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지난달 21일 취임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첫 정상 외교 무대에서 밝은 표정과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주력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일 보도했다.
정상 간 만남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해 새로운 성과를 내기보다는 사진과 영상에 비치는 모습을 중시했다는 분석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25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말레이시아를 방문했고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도쿄에서 첫 정상회담을 열었다.
이어 지난달 30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이재명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각국 정상과 회담했다.
닛케이는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달 28일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를 방문했을 당시 보인 행동에 주목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 역사상 첫 여성 총리"라고 소개하자 군인들이 함성을 질렀고 다카이치 총리는 활짝 웃으며 오른손을 치켜들고 한 바퀴 돌았다.
이에 대해 닛케이는 과거 일본 총리와 다른 인상을 심어줬다고 해설했다.
이 신문은 미일 정상회담의 구체적 내용을 보면 전임자인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했던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닛케이는 다카이치 총리가 APEC 정상회의에서는 각국 정상에게 적극적으로 말을 거는 등 친밀함을 연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태극기를 향해 머리 숙여 인사하는 모습을 많은 한국 매체가 보도했다고 전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귀국 직전 개최한 내외신 기자회견에서도 입장한 뒤 일장기와 태극기를 향해 각각 고개 숙여 예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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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총리와 대화하는 다카이치 총리 (경주=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제2세션에서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2025.11.1 photo@yna.co.kr
이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과 만남에서 환하게 웃는 표정을 지었던 다카이치 총리는 시 주석과 회담에서는 다소 경직된 모습을 보였다.
다만 다카이치 총리는 중일 정상회담 직전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시 주석과 서로 웃으며 인사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올렸다.
이와 관련해 닛케이는 "다카이치 총리 측이 시 주석과 첫 회담에서 대립한다는 인상을 지우기 위해 애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닛케이는 다카이치 총리 의상, 화장법, 소품도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 당시에는 존경하는 인물인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좋아했다는 푸른색 정장을 자주 입었다.
또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하고 조지워싱턴호를 함께 방문했던 지난달 28일에는 하루에 최소 3벌의 복장을 준비해 상황에 맞게 착용했다.
닛케이는 다카이치 총리가 '준 아시다' 제품을 자주 입는다고 소개했다.
외교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다카이치 총리는 이제 일본 국내 현안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경제 대책을 비롯해 모든 분께 약속했던 정책을 실행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중의원(하원) 해산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지금은 생각할 겨를이 없다"며 거듭해서 부정했다.
그는 일본유신회와 연립 정권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약속한 중의원 의원 수 축소 등을 실현하기 위해 폭넓고 진지한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다카이치 총리는 유신회가 정치 개혁을 강조하는 점을 고려해 총리와 각료 급여를 삭감할 방침이라고 닛케이가 전했다.
일본에서 국회의원은 매달 세비 129만4천엔(약 1천200만원)을 받는다. 여기에 총리에는 115만2천엔(약 1천70만원), 각료에는 48만9천엔(약 454만원)이 각각 추가로 지급된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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