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당을 찾는 나침반‘윤도(輪圖)’-행사 포스터
대전시립박물관(관장 김선자)은 11월 26일부터 내년 1월 27일까지 상설전시실 내에서 여섯 번째 ‘박물관 속 작은 전시 – 명당을 찾는 나침반, 윤도(輪圖)’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조선시대 지관과 풍수가들이 명당을 찾을 때 사용한 윤도의 기록과 쓰임새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윤도는 오늘날의 내비게이션과 기능적 유사성을 지닌 조선의 전통 나침반으로, 동심원 위에 동·서·남·북의 기본 방향과 팔괘·십간·십이지를 결합한 24방위가 정교하게 새겨진다. 중앙의 바늘이 북쪽을 가리키며 음양오행을 기반으로 한 지리 정보를 제공해 풍수 판단의 핵심 도구로 활용됐다.
조선은 건국 초기부터 국토의 길지(吉地) 선정과 왕실 묘역 조성을 중시했으며, 국가 기관인 서운관을 두어 윤도를 제작하고 풍수 관련 업무를 관장했다. 풍수는 왕실뿐 아니라 민간의 가택·묘지 선택에도 깊숙이 스며들어 휴대가 가능한 소형 윤도인 ‘패철(佩鐵)’의 대중적 확산을 이끌었다.
이번 전시에는 조선시대 풍수지리의 실제 활용을 보여주는 문헌자료와 더불어 윤도 실물 3점이 공개된다. 특히 전시품 가운데는 중국 청나라의 ‘신안휴읍 방수수(新安休邑方秀水)’ 상표가 적힌 예도 포함돼 동아시아 문화 교류의 면모까지 엿볼 수 있다.
대전시립박물관 관계자는 “작은 전시지만 윤도라는 독특한 문화유산을 통해 조선의 풍수적 세계관과 일상 속 지혜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명당을 찾는 나침반에 담긴 역사·문화적 의미를 시민들이 흥미롭게 체험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박정숙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