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 수사 '연어·술파티' 서울고검이 감찰…TF 꾸려 확인
대검, '인권침해점검TF' 구성·운영 지시…팀장에 정용환 감찰부장
수사검사 "은폐 주장 터무니없어…감찰자료 유출 경위도 감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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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검 청사]
(기사발신지=연합뉴스) 박재현 권희원 이밝음 기자 = 법무부가 지시한 이른바 '이화영 연어·술 파티' 의혹과 관련한 감찰을 서울고등검찰청이 맡기로 했다.
대검찰청은 18일 "검찰의 과잉·표적 수사와 기소, 인권침해 의혹 제기 등 검찰의 업무관행에 대한 비판이 지속되고 있다"며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업무관행을 점검하고 개선을 도모하기 위해 서울고검에 정용환 감찰부장을 팀장으로 하는 '인권침해 점검 태스크포스(TF)'를 구성·운영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대검은 또 "법무부 장관이 지시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증언 관련 진상확인 조사 및 결과 보고' 사안도 위 TF에서 진상을 확인해 결과를 보고하도록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TF 팀장을 맡게 된 정용환(사법연수원 32기) 서울고검 감찰부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장에 이어 옛 '특수1부장' 격인 반부패수사1부장을 지내면서 김건희 여사와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등 윤석열 전 대통령 가족·측근 관련 수사를 지휘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에는 광주지검 인권보호부장, 수원고검 검사로 발령됐다 지난달 서울고검 감찰부장에 보임됐다. 서울고검 감찰부장은 일선 지검 차장검사급이다.
법무부는 전날 '이화영 연어·술 파티' 의혹과 관련한 진상 조사 결과, 실제 검찰 조사 과정에서 술과 음식 등이 제공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전 부지사 등에게 제공된 외부 도시락 구입 비용을 쌍방울에서 계산하고, 공범 간 부적절한 접촉을 허용하는 등 관련 규정이 위반된 가능성도 포착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실태 조사에서 확인된 위법·부당 행위에 대해 감찰 착수를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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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정부 질문 참석한 정성호 법무부 장관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1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 질문에 참석해 민주당 이해식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9.15 ondol@yna.co.kr
당시 수원지검의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를 이끌었던 부산고검 창원지부 서현욱(35기) 검사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검찰이 자체 조사 결과를 은폐했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다"며 반박했다.
서 검사는 "검찰은 당시 진상 확인을 위해 이 전 부지사가 음주 일시로 지목했던 2023년 6월 말뿐 아니라 그 전후 기간인 2023년 5∼7월 전체를 전수조사했다"며 "이때 이 전 부지사 조사에 입회한 변호사와 계호 교도관 38명 전원, 음식 주문 및 출정 기록 등을 모두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수조사 내용은 수원지검 형사6부장 컴퓨터에 일괄 저장해뒀고 떠나기 전까지 파일을 건드리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서 검사는 진상조사 당시 '술자리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한 이유에 대해서도 "이 전 부지사는 음주 일시와 장소에 대한 주장을 수시로 번복하면서도 오후 4∼6시께 '낮술'을 했다고 일관되게 주장해왔다"며 "그러나 (음주 일시로 지목된) 2023년 5월 17일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은 오후 3시 38분부터 6시 13분까지 입회했지만 술을 먹는 장면은 본 적이 없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무부가 공무상 비밀인 감찰 자료를 누설해 법무부의 진상조사 결과가 언론에 보도됐다"며 이와 관련한 감찰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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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왼쪽)-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촬영 신준희] 2024.10.2 [공동취재] 2024.7.12
이와 관련해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인 김광민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법무부가 이 전 부지사의 기억을 대조하며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전 부지사가 감찰 결과 중 일부를 알게 됐다"며 "이 전 부지사는 이를 언론에 공개해달라고 요청해 법무부 관계자에게 문의했으나 '조만간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니 사전 언론 접촉을 자제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에 관련 사건 재판에서 '법무부가 조만간 수원구치소 감찰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며 재판 연기를 요청해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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