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번의 추억' 신예은 "종희는 쿨한 여성…난 사랑 양보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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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버스 안내양 역할…"다큐멘터리 보며 캐릭터 연구"

'탁류'선 당찬 상단 후계자 맡아…"연기 갈증있던 시기에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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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신예은 [앤피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기사발신지=연합뉴스) 고가혜 기자 = "제가 실제 종희였다면 모르겠지만, 종희의 삶을 살아보지 못한 신예은은 (우정 때문에) 사랑을 포기하진 못할 것 같아요."

JTBC 토일드라마 '백번의 추억' 종영을 앞두고 최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신예은은 자신이 연기한 서종희처럼 우정을 위해 사랑을 양보하진 못할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백번의 추억'은 1980년대 버스에서 돈을 걷고 승객들의 승하차를 돕던 두 버스 안내양의 첫사랑과 우정을 다룬 드라마다.

극 중 가난한 형편 때문에 버스 안내양 일을 하면서도 밤에는 검정고시 공부를 병행하는 고영례(김다미 분)와, 친오빠에게 쫓기며 떠돌이 생활을 하다 영례를 따라 신입 버스 안내양이 된 서종희는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하며 둘도 없는 절친이 된다.

신예은은 버스 안내양이라는 소재, 서종희라는 캐릭터에 큰 매력을 느껴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했다.

그는 "버스안내양을 소재로 한 드라마를 만든다는 소문을 듣고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버스 안내양 다큐멘터리를 보며 캐릭터 연구도 했다"며 "또 대본 속 종희라는 인물이 너무 매력적이었다. 겉으로 보기엔 씩씩하고 강한 아이에게 어떤 상처가 있을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둘은 동시에 한재필(허남준)이라는 한 남자를 좋아하게 되지만, 이들은 우정을 위해 자기 마음을 숨기고 서로 재필을 양보한다.

신예은은 "종희를 연기한 저로선 7년간 (마음을 숨겨 온) 종희의 외로움이 얼마나 컸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종희가 영례를 생각보다 더 아낀다는 것도 느꼈다"며 "재필이로 인해 영례와의 우정이 흐트러진다고 하지만, 그것도 우정의 한 모양일 뿐 영례와 종희의 우정은 절대 끊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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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즐기는 신예은 (부산=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배우 신예은이 17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9.17 ryousanta@yna.co.kr

신예은은 최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선보인 엉뚱한 애교가 화제가 될 정도로 밝고 사랑스러운 성격의 소유자다.

그러나 극 중에서는 '정년이'의 허영서, '더 글로리'의 박연진(어린시절 역)에 이어 종희까지 차갑고 도회적인 이미지 역할을 주로 맡았다.

그는 "옛날부터 그냥 쳐다보기만 해도 왜 그렇게 보냐는 오해를 많이 들었다. 제 얼굴이 많이 웃지 않으면 기분이 안 좋아 보일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며 "이런 이미지를 연기할 때 많이 표현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히 '정년이'의 영서 역할은 완벽한 듯 보이지만 내면에 결핍이 많은 성격이란 점에서 종희와 비슷한 결을 갖고 있었다.

신예은은 두 역할의 성격적 차이는 '쿨함'의 정도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둘 다 똑같이 결핍이 있지만 영서는 그 결핍에 더 얽매여 살아가는 편"이라며 "종희를 연기하며 무슨 이야기를 들어도 받아칠 수 있는, 쿨한 여유가 있는 캐릭터로 표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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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백번의 추억' 일부 [JTBC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신예은은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탁류'에서도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당찬 성격의 상단 후계자 최은을 연기했다.

그는 "'탁류'는 연기에 대한 갈증이 있던 시기, 제가 표현할 수 있는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궁금증이 많았을 때 추창민 감독님이 배우의 감정을 잘 끄집어내 준다는 이야기에 끌려 하게 됐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신예은은 '백번의 추억'의 김다미, '탁류'의 로운, 박서함 등 동료 배우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감정이 안 잡힐 때 김다미 배우의 눈을 한 번 더 보면 감정이 바로 잡혔다"며 "이 배우처럼 저도 연기할 때 조금 더 진심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로운은 저보다 더 큰 에너지를 갖고 있어서 현장을 항상 유쾌하고 편하게 만들어 줬다"며 "또 박서함을 보며 저도 그처럼 겸손하게, 연기를 사랑하는 마음을 더 불태우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신예은은 차기작으로 어떤 작품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두 가지 바람을 드러냈다.

그는 "제가 가진 본연의 사랑스러움을 다 표현해낼 수 있는 작품 만나고 싶다"며 "또 제가 가진 차갑고 냉랭한 이미지를 잘 활용해 진한 장르물을 한번 해보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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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탁류' 일부 [디즈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gahye_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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