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유랑》 작가 샤녠셩 작가(왼쪽에서 네번째)와 패널들. 좌장 정원식 박사(두번째)
광복 80주년을 맞아 백범 김구 선생의 중국 망명기를 현대적으로 조명하는 학술포럼이 열렸다. 8월 14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진행된 이번 포럼은 조국혁신당 ‘대한민국역사바로세우기 특별위원회’(위원장 김갑년) 주최·주관으로, 당원과 시민 등 150여 명이 참석해 뜻깊은 자리를 함께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학영 국회부의장과 황운하·김준형·강경숙·김재원·백선희 의원 등이 참석해 환영사와 축사를 더했다. 또한 독립운동가 후손들로 구성된 ‘독립합창단’이 애국가와 ‘홀로 아리랑’을 합창해 장내를 뜨겁게 달구었다.
‘위대한 유랑’, 중국서 출간 26년 만의 한국어판
이번 포럼의 핵심은 중국인 여성작가 샤녠셩이 집필한 『위대한 유랑』이었다. 김구 선생이 윤봉길 의사의 홍커우 의거 이후 가흥(嘉興)에서 5년간 피신하며 독립운동을 이어간 발자취를 담은 책으로, 중국에서 출간된 지 26년 만인 지난 8월 10일 한국어판으로 번역 출간됐다.
샤녠셩 작가는 이날 북토크 대담에 참여해 저술 과정을 공유했으며, 김구 선생의 망명길을 여러 차례 답사하며 기록한 생생한 체험을 독자들과 나누었다.
정원식 박사 특강, 김구 선생의 현대적 의미 조명
1부에서는 정원식 박사(대한민국역사바로세우기특별위 부원장, 여성항일운동기념사업회 연구소장)가 ‘백범 김구 선생의 중국 독립운동사적 의의’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정 박사는 “김구 선생은 장개석 정권과의 항일연대를 통해 한중 양국이 피로 맺은 연대의식을 후대에 남겼다”며 “이는 오늘날에도 귀감이 되는 혁신적 리더십”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임시정부 건국강령에 삼균주의를 삽입하여 제헌헌법의 토대를 마련한 점을 들어, 김구 선생을 민주주의와 복지국가를 지향한 ‘현재-미래형 지도자’로 재조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강연 말미에 백범의 좌우명이었던 한시 ‘답설야중거(踏雪野中去)’를 소개하며, 오늘 우리의 발자취가 후대의 길잡이가 됨을 되새기게 했다.
8.15광복 제80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 주제강연을 하고 있는 정원식 조국혁신당 대한민국역사바로세우기 특별위원회 부원장
한중 항일연대, 오늘의 교훈으로
2부 대담에서 정원식 박사는 “김구 선생이 중국에서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추푸청 가문과 장개석 정권의 보호 덕분이었다”며 “한중 항일연대의 정신을 복원해 냉랭한 양국 관계를 우호 협력으로 전환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불교적 성찰 – 유랑과 귀의(歸依)의 길
불교의 시각에서 볼 때, 김구 선생의 중국 망명은 단순한 피난이 아니었다. 그것은 고난 속에서 이상을 지키고, 민족의 독립이라는 대승적 서원을 향한 유랑의 수행길이었다. 백범의 행적은 불교가 말하는 보살행처럼 ‘자신의 고통을 넘어 모두의 해방을 위한 원력’으로 읽힌다.
또한, 한국과 중국의 항일연대는 불교의 회통 정신과 맞닿아 있다. 서로 다른 나라, 다른 전통이었지만, 불의에 맞서 함께한 연대는 중도의 길, 곧 ‘균형과 조화’의 가르침을 보여준다. 오늘날 동아시아의 긴장된 관계 속에서 이 역사를 되새기는 것은, 갈등을 넘어 평화를 향한 귀의(歸依)의 실천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