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이 끝났다. 시작 전까지는 ‘운명의 담판’이라 불릴 만큼 우려가 컸다.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SNS 발언이 긴장감을 더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본 회담은 의외의 풍경이었다. 양국 정상은 서로를 치켜세우며 ‘돈독한 만남’으로 마무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을 ‘위대한 인물’, ‘위대한 지도자’라 불렀다. 의자를 직접 빼주며 극소수 정상에게만 허락된 의전을 제공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맞춰 ‘황금빛 오벌 오피스’를 칭찬하고 미국 증시 활황을 언급했다. 트럼프의 관심사를 정확히 겨냥한 발언이었다. 외교의 현장에서 말은 곧 전략이자 무기임을 보여준 장면이다.
한반도 문제에서도 적극성이 드러났다.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를 “피스메이커”로, 자신은 “페이스메이커”로 자리매김했다. 북한에 ‘트럼프 월드’를 짓자는 제안은 다소 파격적이었지만, 트럼프의 성향을 고려하면 의도된 수사였다. 실제로 트럼프는 김정은과의 재회 가능성을 언급하며 호응했다. 회담의 중심에는 여전히 한반도 평화가 있었다.
성과도 있었다. 관세 협상을 재확인했고, 조선업 협력 마스터 프로젝트가 첫 발을 내디뎠다. 국방비 증액을 통한 한국의 주도적 안보 역할 강화도 확인됐다. 그러나 공동선언문은 없었다. 이를 두고 성과의 여지를 남긴 결과라는 긍정론과 실질적 합의가 부족했다는 비판이 엇갈린다.
물론 그림자도 존재한다. 트럼프의 ‘숙청 혁명’ 발언은 외교 참사로 비화할 수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의 침착한 해명으로 오해는 풀렸지만, 회담 전후로 ‘홀대론’과 ‘외교 참사론’이 제기됐다. 외교적 성과와 한계가 교차하는 장면이었다.
첫 만남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그러나 외교는 한 번의 이벤트로 끝나지 않는다. 의전과 수사로는 한계를 넘어설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이를 토대로 어떤 구체적 협력과 성과를 끌어내느냐이다. 이번 회담은 시작일 뿐이다. 한반도 평화와 동맹 현대화라는 무거운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