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불 기자, 칼럼리스트
미국 증시가 또 한 번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윗 한 줄에 흔들렸다. 미중 정상회담이 무산될 수 있다는 그의 언급은 불확실성을 키우며 투자심리를 급속히 위축시켰다. 그러나 시장은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일말의 ‘해피엔딩 가능성’을 남겨둔 채 중립적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다.
10월 10일 트윗 이후 주요 지수들은 낙폭을 만회하며 안정세를 되찾았다.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18.16포인트(0.47%) 상승한 4만6924.74에 마감, 장중 최고치를 경신한 데 이어 종가 기준으로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S&P500은 0.22포인트(0.00%) 오른 6735.35, 나스닥은 36.88포인트(0.16%) 하락한 2만2953.67로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의 약세 속에서도 대형 산업주 중심의 상승세가 뚜렷했다.
문제는 그 회복이 견고하지 않다는 점이다. 지수 반등의 이면에는 ‘안도’가 아닌 ‘조정의 시작’이라는 긴장감이 깔려 있다. 투자자들은 그간 수급이 집중되었던 자산—금, 은 등 귀금속과 고(高)베타 모멘텀 주식, 예컨대 양자·원자력·데이터센터 관련주 및 수익성이 불확실한 IT 종목—을 중심으로 매도를 이어갔다. 이는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이자, 불확실성에 대비한 방어적 포지션 구축으로 해석된다.
결국 시장은 ‘트윗 리스크’에 익숙해졌지만, 여전히 그 여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정치적 변수와 외교 이벤트에 따라 심리가 출렁이는 구조는 여전하다. 투자자에게 남은 선택지는 두 가지다. 불확실성 속 변동성을 감내하며 중립적 포지션을 유지하느냐, 혹은 APEC 이후의 명확한 시그널을 기다리느냐.
이번 APEC이 ‘해피엔딩’으로 귀결된다면, 시장은 안도의 랠리를 맞이할 수도 있다. 그러나 회담 불발 시에는 지난 낙폭 회복이 ‘일시적 착시’로 평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윗 한 줄이 만든 불확실성의 시대, 시장은 오늘도 한 문장의 의미를 해석하며 하루를 연명하고 있다.